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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양산성 – 둘레길 탐방

산성 따라 걷다 보니
역사 공부가 저절로

산책하기 딱 좋은 계절 가을이다. 가을의 바람과 햇볕은 사람들을 밖으로 부른다. 멀리 떠나는 것도 좋지만 도심을 벗어날 자신이 없거나 시간이 없다면 가까운 둘레길을 걸어보자. 둘레길은 등산처럼 정상에 올라가야 한다는 부담감도 없고, 천천히 여유 있게 사색하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걷기에 그만이다. 역사를 배우면서 가을을 즐길 수 있다는 계양산성 둘레길을 찾아 나섰다.

 

김윤경 본지 편집위원 | 사진 최준근 자유사진가

계양산성 둘레길을 걷다 보면 인천 시내는 물론이고
북한산, 김포, 일산 등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도심 가까이 자리 잡은
역사의 산길

도심 속에 자리 잡고 있는 터라 동네 뒷산 정도로 여기고 가벼운 마음으로 오르기 시작했지만 계양산은 해발 395m로, 인천에서는 강화 마니산을 제외하고 가장 높은 산이다. 그러나 계양산성 둘레길은 길이 험하지 않고 평탄해서 누구나 가벼운 마음으로 걸을 수 있다. 이번 둘레길 걷기엔 용옥선(55) 해설사가 동행했다.
“계양산은 부평의 진산(鎭山)으로 옛날에는 수주악(樹州岳), 안남산(安南山) 등으로 불리었습니다. 계양구는 75%가 녹지 지역인데, 오늘 걸을 둘레길은 계양산성 위주로 계양산을 둘러볼 수 있는 코스입니다.” 계양산성 둘레길은 내년 초 개관할 계양산성박물관에서 시작해 계양산성터, 팔각정, 하느재, 계양공원을 돌아볼 수 있다고 한다.
입구에서 조금 걸어 올라가니 오른쪽으로 계양구 시내와 일직선으로 시원하게 뻗은 도로가 한눈에 들어온다. 도로는 고구려 시대의 계양구 이름인 ‘주부토’를 기념해 ‘주부토로’라고 이름 지었다고 한다. 한눈에 들어오는 도심 풍경을 감상하다 보면 편백나무길을 지나게 된다. 아직 어린 나무이지만, 곧 시원한 피톤치드 숲길이 될 귀한 몸이다.

드디어 만난 삼국 시대 산성

기분 좋은 숲길을 지나면 산성으로 오르는 층계가 시작된다. 끝없이 이어진 층계가 부담스럽다는 생각이 드는 것도 잠시. 탄력이 붙으면 발걸음은 금세 가벼워진다. 앞서간 이의 뒤꿈치만 쳐다보며 걷기를 반복하다 오르막이 끝나는 지점이 바뀌는가 싶더니 순간 눈앞에 탁 트인 초록 초원이 펼쳐진다. 넓고 푸른 초원에 눈과 가슴이 시원해진다.
“저기 등산로 왼쪽으로 돌들이 쌓여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바로 인천시 기념물 제10호인 계양산성의 흔적입니다. 성벽의 높이는 원래 5m 정도라고 하는데 지금은 성벽이 허물어지고 축성 형태만 찾아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초원처럼 보이는 이곳은 공원으로 조성 중인 계양산성 제2차 발굴지랍니다.”
계양산성은 삼국시대 것으로 추정되고 역사적으로 많은 가치를 지녔으나 그동안 산을 오르는 길로 사용되어 많이 훼손되었다고 한다. 성곽의 시설로는 성벽 일부만이 확인되었지만 발굴 조사를 통해 성문, 치성(雉城), 집수정(集水井), 건물터, 구들 유구 등이 발굴되었다. 발굴 작업에서 찾아낸 유물과 자료들은 내년 초 개관하는 계양산성박물관에 전시된다.

전략적 요충지였던 계양산성

계양산성은 제일 높은 봉우리에 세워진 것이 아니라 주봉(主峰)의 동쪽에 있는 봉우리를 에워싸는 형상으로 축조된 테뫼식(山頂式 : 마치 띠를 두르듯 산 정상부를 빙 둘러 가며 쌓아 올린 것) 산성이다. 한강 하류 초입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백제와 고구려, 신라의 중요한 군사 거점이었고 고려 시대에 와서도 군사적, 경제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던 곳이다. 조선 시대에는 부평도호부와 불과 2리 밖에 있는 산성으로서 역사, 교통, 통신, 전략 면에서 매우 중요한 지역이었다. 특히, 발굴 조사에서 주부토(主夫吐)라고 쓰인 기와가 나온 것으로 보아 고구려의 전략적 군사 요충지라는 사실도 알 수 있다.
산성의 둘레는 약 1.2km. 성벽의 외부는 잘 다듬은 돌로 약 5m 높이로 쌓아 올리고, 내부는 흙으로 쌓았다. “계양산성은 겉은 반듯한 돌, 안은 돌과 흙으로 이루어져 있어요. 산성 안쪽을 흙으로 쌓아놨기 때문에 외부 공격을 받아도 한번에 무너지지 않고 오랜 세월 더 단단해지며 버틸 수 있었던 거죠.” 한눈에 봐도 전략적 요충지다. 사방을 둘러보니 서쪽으로는 서해 바다가, 북쪽으로는 한강과 행주산성 그리고 일산 신시가지가 건너 보인다. 동쪽과 남쪽으로는 성냥갑 같은 아파트들과 야트막한 산봉우리 그리고 평야가 광활하게 펼쳐져 있다. 김포평야 위를 이리저리 날아다니는 비행기가 마치 잠자리 떼 같다. 앞에 거칠 것이 없는 시야다.

계양산성박물관에서는 논어 글귀가 확인된 1)삼국 시대 목간, 삼국 시대의 대표적 토기인 2)원저단경호, 계양의 가장 오래된 지명인 3)‘주부토’ 명문이 새겨진 기와, 각종 토기 편을 통해 계양산성이 삼국 시대에 축조된 성곽임을 확인할 수 있다.
현재 공원으로 한창 단장 중인 계양산성

역사와 함께 누리는 자연

겹겹의 세월 속에 아스라이 사라져 흔적만 남아 있는 성터지만, 여전히 계양산성은 옛 사람들의 찬란했던 절정의 순간을 담고 있다. 가늠하기 힘든 세월의 때가 묻어 있는 돌덩어리들은 서로 견고하게 버티어주며 성의 모양을 유지하고 있다. 산성을 옆구리에 끼고 다시 언덕을 오른다. 왼쪽 시야로 마치 드론을 띄워 보는 듯 계양구 도심이 한눈에 들어온다. 도시 풍경을 보며 걷다 보면 팔각정과 꽤 넓은 너럭바위가 나온다. 이곳은 봄이 되면 진달래가 흐드러지게 피는 곳이라고 한다.
팔각정에서 하느재로 넘어가는 길, 걷는 내내 계양산성을 설명해 준 용옥선 해설사는 식생에 대해서도 만물박사이다. 방부제 성분이 있어서 망개떡을 싸는 데 사용된다는 청미래덩굴과 열매는 팥을 닮고 꽃은 배나무를 닮아 이름 지었다는 팥배나무 등 계양산 식생을 재미있게 설명해 준다. 그와 그냥 같이 걷기만 해도 생태학습이 저절로 된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을 절로 실감한다. 하느재에서 466개의 층계를 내려오면 경인여대 쪽으로 길이 이어진다. 경인여대 후문으로 난 길을 올라가면 계양공원까지 갈 수 있다.

 

2시간 정도의 둘레길 탐방으로 몸과 마음이 건강함으로 꽉 채워진 기분이다. 함께 숲을 거닐면서 계양의 역사를 배우고, 다양한 식물도 알게 되어 아이들과 함께 걸어보면 더욱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둘레길 탐방 신청은 계양구 평생학습관 사이트에서 신청할 수 있다. 이 가을이 사라지기 전에 가을 산에 올라보자.

계양의 역사·생태·마을을 배우는 계양學 둘레길 탐방 해설 안내
코스 산성길, 장미원길, 귀룽나무길, 마실길, 반딧불이길, 논두렁길, 두리생태공원길
이용 시간 화·목·토요일 오전 10시~낮 12시, 오후 2시~4시
이용 인원 10명 이상
이용 안내 해설 시간 90분 소요(편안한 복장과 운동화 차림)
문의 계양문화원 Ⓣ 032-450-5753, 계양구 평생학습관 Ⓣ 032-450-4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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