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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스토리

‘극한직업’ 흥행에 대한 격한 공감 이유

장훈 | 시 미디어담당관

영화 ‘극한직업’이 흥행 돌풍을 이어가고 있다. 2월 17일 기준, 관객 수 1,453만 명을 돌파하며 역대 박스오피스 2위에 올랐다. 1위인 명량(1,761만 명)을 넘길 수 있느냐에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이병헌 감독이 인천 출신이고, 영화를 찍은 장소가 ‘인천 배다리’라고 하니 더욱 관심이 가고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필자도 가족과 함께 영화를 봤다. 시작부터 끝까지 계속 웃다가 나왔다. 옆에 있는 가족이며, 극장 안 모든 이의 웃음소리도 끊이지 않았다. 이 영화의 성공 포인트는 과연 웃음뿐이었을까?


모든 성공한 영화가 그러하듯이 ‘극한직업’에도 흥행 공식이 살아 있다. 우선 스토리이다. 스토리의 성공 요소는 내적 정합성과 시대적 맥락성에 부합하는가이다. 영화 속 이야기는 물 흐르듯이 흘러간다. 어린아이가 봐도 이해할 정도이다. 2시간 분량의 내적 정합성이 잘 짜여 있었다. 마약반과 강력반의 갈등이라든가, 왜 수원왕갈비통닭집이 되어야 하는지 등이 얼기설기 잘 엮여 있다. 여기에 시대적 흐름을 놓치지 않고 있다. 언제부터 KSSK라는 신조어가 생겼다. 대한민국 엘리트 코스는 ‘경◯고-S대학-S전자-교◯치킨’이라는 시대적 블랙 유머이다. 영화는 이를 ‘리얼 유머’로 승화시킨 것이다. ‘대한민국 소상공인은 다 목숨 걸고 해!’라는 대사는 자영업 포화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주는 공감의 외침일지도 모른다.


다음으로는 배우들의 ‘극한 연기력’이다. 어찌 보면 영화에서 볼 수 있는 뻔하고 흔한 캐릭터들일 수 있다. 이런 캐릭터들을 살릴 수 있었던 것은 결국 연기력인 것이다. 능청스러움을 비롯해 다섯 주인공의 각자의 ‘케미’가 어우러져 웃기고도 멋진 마약반을 완성한 것이다. 배우 류승룡을 제외하면 크게 주목받지 않았던 배우들의 유쾌하고도 시원한 카운터펀치가 아닐 수 없다.


마지막으로 연출 능력이다. 결국 영화의 모든 요소는 감독에 의해 요리된다. 어떤 조미료를 더 넣느냐 덜 넣느냐에 따라 작품의 맛은 완전히 달라진다. 인천 출신 감독 이병헌은 앞서 ‘스물’ ‘바람 바람 바람’으로 그 재능을 선보인 바 있다. 이번에는 그냥 ‘웃긴 영화’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는데, 그의 말대로 ‘웃음’이라는 원재료에 충실한 영화로 성공을 거둔 셈이다. 설 연휴와 방학을 맞아 극장가에 경쟁작이 별로 없었다고 지적하는 이가 있지만 동의할 수 없다. 세상에 극장은 많고 그 스크린들에 올라가고 싶어 하는 영화는 즐비하다. ‘극한직업’이 만약 흥행 경쟁작들의 개봉 시기를 피했다면 그것은 마케팅팀의 성과라고 볼 수 있다.


끝으로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영화 배경이 된 ‘인천 배다리’가 드러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인천은 개항의 역사와 근현대사의 풍취를 가진 명소들이 많다. 국제도시로서의 세련됨도 갖추고 있다. 인천에서 촬영하는 영화가 점점 늘고 있는 이유이다. 앞으로 인천이 가진 장점들이 좋은 영화나 드라마, 문화 콘텐츠 속에서 오롯이 살아날 수 있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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