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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잠든 사이에

산더미처럼 쌓인 박스,
1분 1초의 싸움

해가 뜨면 일어나고 해가 지면 잠자리에 드는 일상이 아닌, 모두가 잠든 고요한 밤에 오히려 더 치열하게 살아가는 우리 이웃들의 삶이 있다. 클릭 한번만으로도 원하는 물건을 집에서 받을 수 있는 편리한 생활. 하지만 그 편리함을 위해 밤마다 시간과 치열하게 싸우는 사람들이 있다. 힘들고 고된 일상이지만 누군가에게는 반가운 선물이 될 것을 알기에, 부평우체국 물류센터의 불빛은 밤새도록 꺼지지 않는다.

김윤경 본지 편집위원│사진 최준근 자유사진가

[ PM 07:00 ]
물류센터로 몰려드는 차량과 택배 물량

부평우체국 내 물류센터. 오후 7시가 되자, 택배 물류를 실은 차량이 줄지어 들어온다. 어느새 차량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도로까지 길게 늘어서 있다. 끊임없이 몰려드는 배송 차량에는 택배 물건이 가득 담긴 롤테이너(바퀴 달린 이동식 적재함)가 빼곡하게 채워져 있다. 차량에서 롤테이너를 내리는 손길이 몹시 분주해진다. 롤테이너는 바퀴가 달려 있어도 워낙 많은 짐이 실려 있어 사람이 옮기기에 버거워 보인다.
“롤테이너 무게만 100kg 정도 됩니다. 물건을 가득 채우면 200kg은 거뜬히 넘죠.” 이상일 소포물류 실장은 부평우체국 물류센터 하루 물량이 평균 27만 건 정도, 명절에는 하루 평균 35만건 까지 몰려든다고 설명한다. 부평우체국 물류센터는 강화와 도서 지역을 포함한 인천 전 지역과 부천, 시흥, 서울 강서, 김포 지역의 물류를 처리하고 있다.
롤테이너에 실린 짐들을 차량에서 내리면서 바로 컨베이어 벨트에 하나씩 올린다. 밀려든 차량들이 내려놓은 물건으로 가득 찬 물류센터. 오늘밤, 이 물건들을 지역별로 구분해서 다시 차량으로 내보내야 한다. 이제부터는 시간과의 싸움이다. 1분이라도 지체하면 배송은 몇 배로 늦어진다.

끝없이 들어오는 차량과
차곡차곡 쌓이는 박스들.

[ PM 08:00 ]
단순하지만 체력 소모가 많은 ‘극한 작업’

컨베이어 벨트에 배송품을 올려놓는 작업은 단순한 일이지만, 결코 쉽지 않다. 아무렇게나 올려놓아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기계가 처리할 수 있는 물건과 기계가 처리할 수 없는 물건을 구분해서 실어야 합니다. 또 기계가 배송품을 인식할 수 있게, 바코드가 하늘을 향하도록 올려놓아야 합니다.” 정경초 소포물류 팀장은 빠른 속도로 물건을 반복해서 올리는 일은 체력 소모가 상당한 작업이라고 설명한다.
소포들이 컨베이어 벨트를 따라 움직인다. 기계의 도움 없이는 이 많은 물량을 소화해 낼 엄두도 내지 못했을 것이다. 기계에 올라간 소포는 지역별로 자동 분류된다. 판독 장비가 소포에 부착된 바코드를 읽고 행선지별로 자동 구분한다. 시간당 1만3,000여 건 정도의 물량을 처리하는데, 기계의 도움 덕에 예전보다 전체 처리량이 증가했다. 하지만 여기에도 사람의 손이 필요하다. “기계가 바코드를 못 읽으면 다시 찍어줘야 해요. 바코드가 손상됐거나 오류가 나면 그래요.” 이런 경우에는 다시 바코드를 찍거나 직접 손으로 번호를 입력해서 구분해야 한다. 또 기계가 처리하기에 너무 큰 물건이나 반대로 너무 작은 물건, 비닐 포장의 옷 같은 상품은 모두 사람이 직접 분류해야 한다. 아무리 자동화 시스템이 잘되어 있다고 하지만, 기계가 분류하지 못하는 상품은 사람 손이 훨씬 빠르기 때문이다.

[ PM 09:00 ]
곡예하듯 짐을 쌓아올리는 기술이 관건

파란색 미끄럼틀에서는 기계에서 자동으로 분류된 물건들이 끊임없이 내려온다. 이제 무거운 물건들을 쌓아야 할 시간이다. 미끄럼틀에서 떨어진 택배는 컨베이어 벨트를 타고 물건을 쌓는 담당자에게 도착한다. 택배를 주소지에 따라 분류한 다음 평팔레트(Pallet)라 불리는 판자 위에 차곡차곡 쌓아야 한다. 무게와 크기는 천차만별이다. 비닐에 든 가벼운 것부터 쌀처럼 20㎏이 넘어가는 것도 있다. 워낙 물량이 많다 보니 사람 손이 모자랄 때가 있다. 시간은 한정되어 있고, 물량은 넘쳐나 보기만 해도 정신이 하나도 없다.
박스를 쌓는 것도 예삿일이 아니다. 가로세로 1m 정사각형의 평팔레트에 사람 키보다 훨씬 높게 쌓기 때문에 박스 크기와 무게를 고려해서 상자를 배치해야 한다. 마치 테트리스 게임을 하듯 박스를 차곡차곡 빈틈없이 꿰맞춰가며 쌓아올린다. 기울거나 무너지지 않게 높이 쌓아올리는 것이 기술이라고 한다. 같은 지역끼리 선별해서 켜켜이 쌓아올린 짐들은 이동할 때 무너지지 않도록 랩으로 감싼다. 하나의 팔레트에 담긴 물건들은 같은 지역으로 옮겨진다. 각 지역별 운송 차량으로 이동해 싣는 과정은 힘도 들지만, 무엇보다 머리를 써야 한다. 배달해야 하는 물건들을 모두 실어야 하기 때문에 공간에 대한 치밀한 계산이 필요하다. “시간과 공간 확보가 중요해요.” 한 묶음으로 덩어리가 커진 터라 빈틈없이 싣기가 만만치 않다.

랩을 들고 빠른 시곗바늘처럼 돌아
켜켜이 쌓아올린 짐들이 무너지지 않도록
고정한다.

[ PM 10:30 ~ ]
땀을 닦을 새 없이, 밤새 반복되는 작업

부평우체국 물류센터는 각 우체국에서 접수한 소포를 각 지역별로 분류하는 첫 출발점이다. 수도권에서 지방으로 가는 우편물은 늦어도 밤 11시까지는 모든 작업이 끝나야 한다. 약간의 휴식 시간이 주어진 뒤, 자정부터는 지방에서 인천으로 도착한 물건의 배분 작업을 시작해야 하기 때문이다. 배분 작업은 밤새 진행되어 아침 7시쯤 끝나는데, 상하차가 마비되면 모든 작업 과정이 막히기 때문에 신속 정확, 속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래서 분주한 손길은 멈출 수가 없다. 모든 작업은 거의 동시에 일사분란하게 반복된다. 이마에 흘러내리는 땀을 닦을 새도 없이 시간과의 싸움은 계속된다.
“택배는 거의 인해전술이라고 봐야죠. 시스템도 중요하지만, 장비와 사람이 많으면 해결되는 일이거든요. 요즘엔 해외 직구 물량도 많은데, 인천국제공항 국제물류센터에서 오는 것이 하루 8만 건 정도 됩니다.” 이외에 중국에서 배를 통해 들어오는 물량도 어마어마하다고 한다.
쉴 새 없이 몰려오는 택배의 파도, 한시도 눈을 뗄 수 없고, 한 치의 실수도 있어서 안 되는 작업이 밤새 반복된다. 누군가의 치열한 밤이 있기에 우리가 편안하게 원하는 물건을 받아볼 수 있다는 사실, 택배를 받는 기쁨보다는 고마움이 앞서야 한다는 생각이 먼저 드는 깊은 밤이다. “몰랐습니다. 그저 편하게 받기만 했습니다. 우리의 기쁨이 당신들에게서 시작된다는 사실을… 고맙습니다.”

보내시는 분

택배, 이것만 기억해 주세요!

 

1. 주소는 명확히 기재해 주세요.
– 주소를 정확히 기재하지 않으면 택배가 1~2일 더 소요됩니다.
2. 소포는 튼튼하게 포장해 주세요.
– 분실되거나 파손되지 않도록 꼼꼼한 포장은 필수! 특히 식품은 더 신경 써 포장해 주세요.
3. 조금만 여유를 가져주세요.
– 가능하면 익일 배송을 하지만 명절 연휴나 공휴일 다음 날, 월요일에는 택배 물량이 넘쳐난답니다.
4. 소포에는 절대 귀중품을 넣지 말아주세요.
– 분실이 걱정되면 안심 소포를 이용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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