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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한 도시의 스마트한 정책

싱가포르

우리 시 민선 7기 시정 슬로건은 ‘살고 싶은 도시, 함께 만드는 인천’이다. 거창한 구호 대신 소박하지만 핵심이 담긴 메시지다. 시민 참여로 결정했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 있다. 살고 싶은 도시의 기준은 무엇일까? 그 해답을 해외 선진 사례를 통해 알아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그 열한 번째는 싱가포르(Singapore)다.

강현철 인천대학교 정보기술대학원장 │ 사진 셔터스톡

동남아시아에 있는 섬으로 이루어진 도시 국가 │ 면적 약 725.1km² │ 인구 약 580만 명(2019년 기준)
한국 건설사가 시공한 싱가포르의 랜드마크 마리나베이샌즈 호텔과 어우러진 화려한 도심 풍경.

싱가포르가 세계적 도시인 이유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 사이에 위치한 싱가포르는 섬나라이자 도시 국가다. 싱가포르를 지배했던 국가가 말레이시아, 포르투갈, 네덜란드, 영국, 일본에 이를 정도로 지리적 요충지로 평가받는다. 1965년 독립해 역사가 오래된 편은 아니지만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리콴유 초대 총리가 장기 집권하며 눈부신 성장을 이뤘다. 2018년 6월에는 역사적 장소로도 유명세를 탔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사상 최초 정상 회담이 싱가포르 센토사섬에서 열려 전 세계의 이목을 끌었다. 작고 가난한 항구 도시에서 출발한 싱가포르가 1인당 국민 소득 6만 달러를 상회하는, 아시아에서는 최상위 수준에 이르는 국가로 발전한 것은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흔히 싱가포르에는 비싼 것이 세 가지가 있다고 한다. 바로 술, 집 그리고 자동차다. 세계 최고 수준의 도덕률이 적용되는 나라인 만큼 술값이 비싼 것은 이해된다. 좁은 국토 탓에 집값이 비쌀 것이라 예상할 수 있는데, 이는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국민 80% 이상이 거주하고 있는 공공 주택 ‘플랫’의 경우, 정부에서 80%의 주택 구입 자금을 저리로 융자하고 있어 국민의 대부분은 주택을 소유하고 있다. 하지만 고급 아파트나 외국인에 대한 주택 임대료는 매우 비싸다. 또한 서울보다 조금 넓은 면적에 서울 절반 수준의 인구에 비해 교통이 복잡하지 않다는 인상을 받게 되는데, 이는 정부의 교통량 억제 정책 그리고 또 한 가지 중요한 이유가 있다. 바로 싱가포르의 뛰어난 스마트 시티 기술력이다.

싱가포르의 상징으로 일컬어지는 머라이언(Merlion) 분수.

디지털 경제, 디지털 정보, 디지털 사회

흔히 스마트 시티를 거론할 때 항상 언급되는 도시가 싱가포르다. 싱가포르 스마트 시티는 2014년 11월 스마트 국가 계획(Smart Nation Initiative) 발표를 통해 시작됐으며, 이후 크고 작은 스마트 시티 프로젝트가 실행 중이다. 싱가포르의 스마트 국가 계획을 떠받치고 있는 세 가지 기둥은 디지털 경제, 디지털 정부 그리고 디지털 사회다. 디지털 경제는 디지털 컴퓨팅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경제 체계를 말하는데, 인터넷을 통한 상품 주문과 온라인 뱅킹을 통한 대금 지불이 디지털 경제의 한 형태다. 직접 현금을 주고받지 않아도 컴퓨터상에서 경제 행위가 이루어진다. 싱가포르 정부는 이러한 디지털 경제 체계를 이루기 위해 2017년 한 해 동안 24억 달러를 들여 기술 창업 기업으로부터 서비스를 구매했다.

 

싱가포르 디지털 정부의 목표는 ‘모든 것이 디지털화된(Digital to the Core) 정부와 진심어린 봉사를 하는 정부’다. 정부의 디지털 능력을 높여 혁신을 추구하고, 정부와 시민, 기업이 함께 공동으로 창조하고, 정부의 정책과 사업을 기술과 결합해 시민과 기업의 요구를 실현하고자 한다. 디지털 사회의 목표는 모든 싱가포르 국민이 일상생활을 향상시킬 수 있는 스마트 기술에 접근할 수 있도록 보장하고, 기술을 안전하고 신뢰성 있게 사용할 수 있도록 개인의 기량과 경험을 습득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있다. 이를 통해 모든 국민이 디지털 사회의 기회를 최대화하고, 생활을 향상시킴은 물론 세상과 연결되며, 성공의 기회를 동등하게 가질 수 있게 하고자 한다.

세계에서 가장 큰 실내 정원으로 기네스북에 등재된
클라우드 포레스트 돔(Cloud Forest Dome).

도시 전체를 하나의 거대한 컴퓨터로

싱가포르 정부는 스마트 국가 계획을 실현하기 위해 도시 생활, 교통과 운수, 건강, 디지털 정부 서비스, 창업과 기업 등 5개 분야로 나누어 세부 실천 계획을 수립·실행하고 있으며, 5개 분야의 실천 계획에 기반이 되는 기술은 국가 전략 프로젝트로 개발하고 있다.
국가 전략 프로젝트의 한 예로 NDI(National Digital Identi-fication) 프로젝트가 있는데, 쉽게 말해 디지털 주민 등록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NDI는 단순한 신원 증명을 넘어 공공 분야뿐만 아니라 민간 분야에서의 거래가 편리하고 안전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 2020년 운영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 다른 야심찬 계획은 도시 생활 분야의 가상 싱가포르(Virtual Singapore) 프로젝트가 있다. 이는 도시를 통째로 컴퓨터 안에 집어넣는 계획이다. 제한된 국토 면적을 갖는 싱가포르는 국토의 효율적 이용이 최우선 당면 과제 중 하나다. 이는 건축물뿐만 아니라 공원 벤치까지 실제와 똑같은 3차원적인 디지털 쌍둥이(Digital Twin)를 실현함으로써 건물 하나를 새로 지을 때 주변의 일조권까지 미리 계산할 수 있고, 바람의 통로를 모의 실험해 도시 전체가 골고루 신선한 공기를 누릴 수 있도록 하는 등 최적의 정책 수립을 가능하게 한다.

 

스마트 시티는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난 특별한 개념이 아니라 디지털 통신을 포함하는 디지털 기술,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등 정보 통신 기술을 도시 개발에 융합한 도시 발전의 새로운 모델이다. 또한 주민 삶의 질을 높이고, 도시 운영비를 절감해 세금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신재생 에너지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하나뿐인 지구를 후손에게 제대로 물려주는 지속 가능한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도심 속 저수지이자 싱가포르 시민들의 휴식 공간인
마리나 배라지(Marina Barrage).
2018년 6월 북미 정상 회담 장소였던 싱가포르의 세계적 관광지
센토사섬

인천은 송도국제도시를 중심으로 한 세계 최고 수준의 스마트 도시를 꿈꾸고 있다. 실제로 그동안의 노력을 통해 눈에 띄는 성과를 이룩했으며, 세계 각국에서 송도국제도시의 스마트 기술을 배우기 위해 인천을 찾기도 했다. 하지만 스마트 시티의 세계적 동향이 급변하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공급자 중심, 인프라 및 공공 서비스 위주에서 수요자 중심의 개인화된 서비스로 옮겨가고 있는 것이다. 인천이 진정 글로벌 스마트 시티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이 점에 주목해야 한다. 또 무엇보다 정책의 기반이 되는 공공 데이터의 개방이 절실하다. 정책 부서 간에 존재하는 벽을 허물어 통합된 공공 데이터 허브를 구축하고 민간의 자본을 유치하는 한편, 다양한 분야의 인재와 원천 기술을 연구하는 대학, 궁극적인 소비자인 주민의 참여가 보장된다면, 인천은 명실상부한 세계적 스마트 도시의 반열에 오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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