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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 시장 / 연수구 환경미화원

깨끗하게 쭉 뻗은
송도국제도시 같은 인생길 걷고파

환경미화원 윤지영

김진국 본지 총괄편집국장 │ 사진 김성환 포토저널리스트

“맘씨 좋은 이웃집 농사꾼 아저씨처럼
서민적이고 선량하셨던 고 노무현 전 대통령님의
생전 모습을
지금도 잊을 수 없습니다.”

시민시장 – 윤지영

얼마나 온 것일까. 허리를 펴고 뒤를 돌아본다. 면장갑을 낀 손엔 빗자루와 쓰레받기가 들려 있다. 송도3교에서 시작한 발걸음이 NC큐브 커낼워크를 지나 센트럴파크에 닿기까지 반나절이 걸렸다. 송도의 하늘처럼 깨끗해진 길을 바라보는 그의 얼굴이 환해진다. 내가 걸어온 삶의 길도 저렇게 깨끗한 걸까….
“하루 8시간 동안 5~6km 정도 구간을 청소합니다. 송도국제도시 14구역이 제가 담당하는 구역이죠. 시민들이, 제가 쓸고 닦은 길 위를 밝은 표정으로 걸어가는 걸 보면 가슴이 뿌듯해집니다.” 윤지영(59) 시민 시장은 연수구 환경미화원이다. 오전 7시~오후 4시, 그는 송도국제도시를 누비며 쓰레기를 줍는다. 일이 ‘즐거운 운동’이라고 생각하는 그에게 환경미화원은 건강도 챙기고 돈까지 버는 최고의 직업이다. 차창 밖으로 담배꽁초를 아무렇게나 던지고, 다리 아래로 쓰레기가 든 검은 비닐봉지를 마구 버리는 사람들을 볼 때면 살짝 화가 나기는 하지만.
“우린 모두 같은 땅 위, 같은 하늘 아래 살고 있습니다. 내 차, 내 집에선 나가지만 길가에 함부로 버린 쓰레기는 땅에 스며들고 대기에 뒤섞어 물과 공기로 다시 내 몸에 들어온다는 사실을 생각해야 합니다. 미세먼지가 그런 결과 아니겠어요?”

 

충북 진천이 고향인 윤 씨가 돈을 벌겠다며 무작정 인천으로 올라온 때는 1984년. 운 좋게 용현동 대우전자에 취직하며 ‘인천 사람’이 된 그는 30여 년간 한 직장에서 일한 끝에 2014년 명퇴를 했다. 요즘 나이로 한창이라 할 수 있는 50대 중반이던 윤 씨는 한국공업직업전문학교에 들어가 냉동 분야 기술을 익힌 뒤, NC큐브 커낼워크 영선반에서 2년 6개월을 근무하다 지금의 일을 선택했다. 제2의 고향인 인천은 그에게 어떤 의미일까. “결혼하고 아이 둘 낳아 대학까지 보냈고, 평생 인천에서 밥 먹고 살았어요. 어떻게 인천을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어요?” 그는 “인천에서의 삶이 행복했고 지금도 충분히 행복하다”며 “정치와 행정은 잘 모르지만 나 같은 서민이 행복하게 살고 있다면 인천이 잘 돌아간다는 얘기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렇게 인천에서 35년을 사는 동안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이 하나 있다고 했다. “대우일렉트로닉스에 근무하던 때였어요. 그러니까 2003년 7월 28일, 날짜도 정확히 기억납니다. 그 해 2월에 취임하신 노무현 대통령님께서 저희 회사에 산업 시찰 차 오셨는데 제가 모범 사원이라 맨 앞줄에 섰거든요. 그때 대통령님과 악수도 하고 함께 식사하며 얘기도 나눴는데 너무도 서민적인 분이라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권위적인 태도가 전혀 없으셨고, 너무 선량한 인상이시라 마치 맘씨 좋은 이웃 농사꾼 아저씨 같다는 생각마저 들 정도였습니다.” 윤 씨는 “얼마 전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0주년이 되던 날 그리움이 밀려왔다”며 “생전 오로지 나라와 국민들을 위해 정말 큰일을 하신 대통령이셨다”고 회고했다.

 

성실한 남편, 자랑스러운 아빠가 소망이라는 윤 씨. 사회적으로 개인적으로 2개의 목표를 향해 열심히 달려가겠다는 그가 해바라기 같은 표정으로 말했다. “인천은 그동안 산업 도시로 나라 경제를 견인했잖아요? 이젠 동북아시아의 관문 도시답게 관광 문화 도시로 만들어갔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청소를 열심히 해야죠. 그런 도시에 살면서 종종 아내와 함께 힐링 여행을 하며 노년을 보내는 게 제 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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