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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 시장 / 을왕리 시민수상구조대원

그녀가 있는 곳은
언제나 안전하다

을왕리 시민수상구조대 김영란 대원

김진국 본지 총괄편집국장 ㅣ사진김성환 포토저널리스트

“언제라도
내가 다칠 수 있다는 생각으로
항상 조심하고 남을 배려하는
성숙한 시민 의식이 정말 중요합니다.”

시민시장 – 김영란

바닷새처럼 날카로운 눈이 주시하는 곳은 수평선 방향이다. 물비늘이 보석처럼 반짝이는 카키 빛 바다. 풍덩 뛰어들고 싶을 만큼 매혹적인 8월의 해변이라지만 감상은 금물이다. 깊은 물에 휩쓸린 사람은 순식간에 사라지므로 0.1초도 마음을 놓아선 안 된다. 가끔은 해변 안쪽도 살펴야 한다. 불꽃놀이 쇠꼬챙이가 발을 뚫거나 깨진 술병에 부상을 당하는 사고가 난 게 한두 번이 아니다. 많은 사람들에게 7~8월은 신나는 바캉스의 계절. 그의 여름은 그러나 진땀나는 긴장의 시기다.

“쉽지만은 않아요. 하지만 이곳에 올 때마다 좋은 에너지가 충전되는 것을 느껴요. 뭐랄까… 봉사를 하며 맛보는 성취감? 그런 정신적 만족감 같은 거지요.” 인천 ‘시민수상구조대’가 7월 1일 발대식을 갖고 을왕리해수욕장에서 맹활약하고 있다. 자원봉사자들이 뭉친 시민수상구조대는 119 대원들과 함께 물에 빠진 사람을 건져내고 심장이 멎은 사람에겐 심폐소생술을 하며 ‘핫한’ 여름을 보내는 중이다. 그 한가운데 김영란(50) 대원이 있다.
“안전선을 넘는 분, 술을 마시거나 물이 들어오는데 첨벙첨벙 들어가는 분들이 꼭 있어요. 해수욕장을 돌며 일일이 주의를 주는 데도 말이죠.” 김 씨는 “해수욕장에서 익수 사고는 물론이고 낚시 추락, 보트 사고 등 여러 형태의 사고가 발생한다”며 “언제라도 내가 다칠 수 있다는 생각으로 항상 조심하고 남을 배려하는 성숙한 시민 의식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김 씨가 인명 구조에 관심을 갖게 된 건 2008년. 평소 수영을 즐기던 그는 2007년 인천 YMCA가 운영하는 수상인명구조원과 강사 자격증을 잇따라 따낸 뒤 곧바로 자원봉사에 뛰어든다. “인천 YMCA에 ‘블루돌핀스’란 자원봉사 클럽이 있었어요. 을왕리, 왕산, 하나개 등 인천 지역 해수욕장은 물론이고 전국에서 열리는 핀 수영, 철인 3종 경기와 같은 수상 스포츠 대회에서 사고를 당한 사람을 구하는 모임이었죠. 자신이 가진 재능으로 사람의 생명을 살린다는 사실이 매력적으로 다가왔어요.” 블루돌핀스가 ‘한국구조인협회’(회장 피성철)로 이름을 바꾸고 활동을 강화한 뒤 그는 더 바빠졌다. 어떤 지원이나 도움 없이 순수하게 회원들 스스로 운영하는 재난 재해 전문 자원봉사 단체의 부회장이 된 것이다.

딸 둘을 키우는 전업 주부였던 그가 4년 전, ‘부평안전체험관’ 책임자가 된 건 인명 구조 활동을 더 적극적으로 하고 싶어서였다. “풍수해나 지진은 물론이고 엘리베이터나 완강기 등 위급 상황에서 대처 방법을 교육하는 시설인데 한 해 4만3,000여 명이 다녀갑니다.” 평일엔 생활 안전 교육을, 휴일엔 바닷가에서 생명을 지키는 김 씨는 평소 훈련을 통해 재난 재해 상황을 극복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심폐소생술 그렇게 어렵지 않거든요. 정말 중요한 인명 구조 기술이므로 인천 시민이라면 다 배워야 합니다.” 바닷가 안전 수칙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식후 1시간 뒤 준비운동을 하고 물에 들어가야 하고요. 빈병 같은 쓰레기는 절대 버리면 안 됩니다.”

누가 봐도 인명 구조, 재난 재해 전문가이지만 그는 ‘이만하면 됐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박사 입학 시험에 합격했는데 개인 사정으로 미뤄두고 있습니다. 여건이 되는 대로 스포츠 안전 분야를 더 연구할 생각입니다.” 레스큐 튜브(Rescue Tube)를 점검하는 그의 손길이 아이를 보듬는 엄마의 그것처럼 섬세하면서도 든든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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