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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 시장 / 서해5도특별경비단 대원

평화롭고 안전한
인천의 바다를 위하여

서해5도특별경비단 신준상 경사

김진국 본지 총괄편집국장 ㅣ사진김성환 포토저널리스트

“국민들의 안전을 지키며 건강하게 일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아내로부터 사랑받는 남편, 아이들에게 자랑스러운
아빠가 된다면 더할 나위가 없겠지요.”

시민시장 – 신준상

“도와주세요!” “아-아!”
어디선가 다급한 비명이 들려왔다. 양양 남대천계곡에서 가족과 모처럼의 여름휴가를 즐기던 그가 사방을 빠르게 둘러봤다. 계곡 위쪽 100m 지점. 소리를 지르는 여성의 모습이 포착됐다. 본능적으로 용수철처럼 튀어 오른 그가 사고 지점을 향해 달려갔다. 현장에 도착해 보니 계곡 물 한가운데서 한 초등학생이 잠겼다 나왔다를 반복하면서 허우적거리고 있었다. 급류인데다 물이 깊어 보였다. 주변 사람들은 물론이고 엄마로 보이는 여성조차 물 밖에서 발만 동동 구를 뿐 어쩌지를 못했다. 풍-덩. 물에 뛰어든 그가 구조 수영으로 초등학생을 데리고 나오면서 상황은 종료됐다. 머리카락과 소매 끝에서 물을 뚝뚝 떨어뜨리며 그가 아이 엄마에게 말했다. “살았으니 다행입니다. 아이들에게 생존 수영은 꼭 가르치셔야 합니다.” 그는 자신이 누구인지 밝히지 않은 채 홀연히 사라졌다.

 

‘의인’의 정체가 드러난 때는 이틀 뒤인 7월 7일. 불법 조업 중국 어선을 단속하는 해경의 활약을 다룬 공중파 방송에 그가 등장한 것이다. 중부지방해양경찰청 서해5도특별경비단 특수진압대 신준상(41) 경사. 사고 당시 구조 장면을 목격한 시민이 TV에 출연한 그를 보고 해양경찰청 홈페이지 ‘칭찬합시다’에 글을 올리면서 해양경찰이라는 신분이 밝혀졌다.
“구조 당시엔 전혀 몰랐는데 나중에 발이 너무 아팠습니다.” 신 경사는 “계곡의 크고 작은 돌밭을 맨발로 달려갈 때는 통증을 전혀 못 느꼈는데 사고 수습 뒤 발에 엄청난 고통이 밀려왔다”며 “인간이 위험 상황을 맞닥뜨리면 초인적 힘이 나온다는 사실을 체험하며 저 자신도 놀랐다”고 말했다. 일은 잘하는 사람을 찾아간다고 했던가. 휴가 복귀 이틀 뒤인 9일, 이번엔 업무 교대 시간에 사건이 발생했다. “동료들과 걸어가는데 한 외국인이 바다로 들어가는 겁니다. 안 돌아가겠다며 깊은 바다로 향하는 걸 동료들과 함께 구조했어요.”
어려서부터 불의를 보면 마음이 불편했던 그가 경찰이 된 건 2005년. 수영을 좋아해 관련 자격증 서너 개를 갖고 있던 그는 해경에 지원해 합격한다. 이후 해양경찰특공대, 경비함정 근무와 전술팀 저격반장, 교육팀 교관 등 여러 자리를 거쳐 지금의 위치에 왔다. 해상 테러 진압, 불법 어선 나포·퇴거, 인명 구조, 대민 지원 등이 그의 임무다.

 

“안전하게 작전을 수행했을 때, 그래서 우리나라 주권 수호에 이바지했다고 느낄 때 보람을 맛봅니다.” 신 경사는 “불법 중국 어선들을 몰아내고 우리 어민들이 안전하게 조업하는 모습을 볼 때 대한민국 해경으로서 자부심을 느낀다”고 미소 짓는다. 하지만 수시로 야간 작전을 수행해야 하므로 몸이 고단한 건 어쩔 수 없는 노릇이라고. 오래도록 인천 앞바다에 머물러야 할 때면 아내와 초등학생 두 딸이 눈에 어른거리기도 한다. 그럼에도 해경이란 직업은 자신의 적성과 재능, 가치관에 꼭 들어맞는 천직임을 부인할 수 없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살아갈 수 있는 세상, 그게 바로 천국이 아닐까. 머리에서 발끝까지 행복해 보이는 그에게 개인적 소망이나 버킷리스트를 물어보았다. “국민들의 안전을 지키며 정년까지 건강하게 일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아내로부터 사랑받는 남편, 아이들에게 자랑스러운 아빠가 된다면 더할 나위가 없겠지요.” 신 경사는 어떤 질문에도 머뭇거리지 않고 자신의 생각과 가치관을 명료하게 드러냈다. 시원한 답변과 자신감 넘치는 표정에서 황해를 지키고, 시민을 잘 섬기겠다는 바다 경찰의 의지가 가을 바다처럼 출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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