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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의 맛

술술~ 세계를 사로잡는
전통의 맛

막걸리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국민 전통주다. 농사일에 지칠 때 한잔, 기쁠 때 한잔, 위로할 때 한잔…. 술지게미를 양식 삼아 어려운 시절을 넘기기도 했던 막걸리는 우리 민족에게는 술, 그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인천은 전통주의 역사가 깊다. 오랜 전통을 이어가는, 혹은 전통을 새로운 트렌드와 접목해 국제적으로 호평을 받는 술이 있다. 인천을 대표하는 전통주를 찾았다.

김윤경 편집위원 │사진 최준근 자유사진가

우리의 문화 콘텐츠, ‘막걸리’

막걸리는 우리나라 각 지역 혹은 집안에서 쉽게 만들어 먹던 술로, 농부들의 갈증을 덜어주는 주류로, 서민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그러던 막걸리가 일제강점기인 1916년 ‘주세령’에 따라 개인이 술을 빚는 것이 금지되는 제한면허제가 시행됐다. 이때부터 집집마다 내려오던 다양한 가양주 문화는 법적인 테두리 속에서 양조장 중심의 술 문화로 바뀌게 됐다. 광복과 전쟁을 겪은 후 1960년대 우리 국민들은 다시 막걸리를 만들어 먹기 시작했는데, 쌀이 주원료였던 탓에 전후 식량 부족을 우려한 정부는 쌀로 술 빚는 것을 금지하는 양곡법을 시행한다. 이후 경제 성장으로 쌀의 공급에 문제가 없는 상황에 이르러서야 다시 쌀막걸리가 만들어지게 된다. 최근에는 막걸리가 저렴한 가격에 건강과 미용에도 효과가 있다는 점이 부각되면서 젊은 층의 관심을 끌고 있다. 막걸리가 살아 있는 발효 웰빙 음료로 인식되면서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이다. 어느새 막걸리는 단순한 술이 아닌 우리의 문화 콘텐츠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지금은 폐쇄된 공간이지만, 양조장 천장에는 옛날에
누룩을 만들던 틀과 술독의 흔적이 남아 있다.
주형국 씨의 할아버지 주만석 씨가
사용하던 주정계(알코올 도수 측정계). ‘1923년 주만석’이라고 쓰인 글씨가 남아 있다.
온수양조장(옛 금풍양조장)에서는 일제강점기 ‘금학 약주’라는 상표로 약주를 생산했었다. 당시 주소가 ‘강화도 길상면 전등사 밑’으로 기재되어 있다.

백 년 전통 그대로
– 강화 온수양조장

강화도 길상면에 위치한 온수양조장(옛 금풍양조장). 100여 년 된 목조 건물을 그 모습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것도 대단하지만, 여전히 한결같은 전통방식으로 술을 빚고 있다는 사실이 더 경이롭다.
“정확하게 언제 건물이 지어졌는지 모르지만, 길상초등학교 지을 때라고 들었으니까 아마 1919년쯤? 이 건물은 원래 처음부터 양조장으로 설계된 건물이래요.” 할아버지, 아버지에 이어 아들까지 4대에 걸쳐 가업으로 술을 빚고 있다는 주형국(60) 씨는 우리나라의 인삼막걸리가 온수양조장에서 시작된 술이라고 설명한다. “한국전쟁 이후 강화도에 상품 가치 있는 인삼 외에 팔고 남은 파삼이 많았지. 그때는 하도 삼 뿌리가 많아서 집집마다 반찬으로 무쳐 먹었는데, 그런 파삼을 구매해서 막걸리에 넣기 시작한 게 인삼막걸리의 시작이었어요.”
그래서 지금도 가루가 아닌 진짜 인삼이 들어간 인삼막걸리를 찾는 사람은 온수양조장에서 생산된 인삼막걸리를 선택한다고. 현재 온수양조장에서는 강화쌀과 살아 있는 효모로 숙성해서 만든 ‘민족생막걸리’와 깔끔하고 깊은 맛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인삼막걸리’, ‘인삼동동주’를 생산하고 있다.

“예전에는 강화군 내 길상, 불은, 양도, 화도, 선원의 5개 면을 비롯해서 강화 북부 지역까지 하루 6,000ℓ(30드럼)를 공급할 정도로 영업이 활발했지요. 지금은 인력도 많이 줄고, 유통도 쉽지 않아 강화 인근에서만 주로 판매하고 있습니다. 아들 녀석이 뒤를 잇겠다고 해서 같이 운영하고 있는데, 요즘엔 생산기술 좋은 공장들이 많아서 우리같이 작은 규모는 아무래도 힘이 듭니다.”
우리의 것을 지킬 수 있을 때까지 정직하게 지켜내겠다는 주 씨의 바람은 온수양조장이 멈추지 않는 것. 부드럽고 쌉싸름한 강화 인삼막걸리에는 그의 마음이 소박하게 담겨 있다.

강화 온수양조장
위치 강화군 길상면 삼랑성길 8
문의 032-937-7712
송도향(삼양춘)
위치 남동구 호구포로 50, 819-1호
문의 032-851-8979
쌀과 천연 전통 누룩을 곱게 체로 걸러 팔팔 끓은 물을 부어 수차례 반죽을 한다. 빚은 술은 항아리에서 발효와 저온 숙성의 기간을 거친다.

외국인의 입맛까지 유혹하다
– 2018 대한민국 주류대상 ‘삼양춘’

지난해 11월 28일 제6차 OECD 세계포럼 인천의 밤 공식 건배주로 선정된 ‘삼양춘’. 이날 세계인의 눈과 입맛을 사로잡은 삼양춘은 ‘송도향’의 강학모(58) 대표가 10여 년간 연구 끝에 선보인 술이다. 강 대표가 처음부터 술 전문가는 아니었다, “금융 공기업 부장으로 있었는데, 스트레스가 너무 심했어요. 천천히 살고 싶다는 생각에 2008년 말 명퇴를 했습니다.” 제2의 인생을 시작하면서 그가 선택한 것은 전통주였다. “어릴 적 어머니가 잔치 때마다 술을 빚었던 게 생각났어요. 술 빚는 솜씨가 좋았던 어머니께 지도를 받고 가양주연구소 등 전통주 교육기관의 도움도 받았습니다.” 삼양춘은 ‘세 번 빚는다’는 의미의 ‘삼양’과 ‘술은 겨울에 빚어서 봄에 마셔야 맛있다’는 의미를 가진 ‘춘’이라는 한자를 조합해 만든 이름이다. 일반적인 술들이 한 번만 빚고 제품화되는 것과는 달리 삼양춘은 제조 과정이 복잡하고 기간도 오래 걸린다. 세 번을 빚고 70~100일 동안 숙성을 거친 프리미엄 발효주이기 때문에 일반 곡주와 달리 뒷맛이 깨끗하다. 원료로 인천 강화섬쌀, 전통 누룩, 물 세 가지만 사용하고 인공 첨가물은 전혀 쓰지 않는다. 이런 노력 끝에 삼양춘 약주는 ‘2018 대한민국 주류대상’에서 ‘베스트 오브 2018’을 수상했고, 삼양춘 탁주는 ‘대상’을 수상했다. 전통적인 방법과 정성으로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겠다는 그의 고집스러움이 인정받는 순간이었다.

인천 전통주

인삼동동주·인삼막걸리·민족 생막걸리

진짜 인삼이 들어간 인삼막걸리를 찾는다면 온수리양조장에서 생산된 인삼막걸리를 선택해야 한다. 탄산도 적절히 느껴지고, 부담 없는 목 넘김은 그 전통 만큼이나 깊이와 무게감이 느껴진다.

삼양춘

투명한 노란빛의 삼양춘 약주의 첫 맛은 달콤하며 끝 맛은 쌉싸름한 매력이 있다. 탁주는 뽀얀 빛깔에 강하지 않은 단맛과 천천히 올라오는 산미가 전체적인 술 맛의 조화를 이룬다.

소성주

소성은 인천의 옛 이름이다. 소성주는 부평에 있는 인천탁주합동제조장에서 만든다. 인천의 대세 막걸리인 소성주는 천연 탄산이 가득해 상쾌하고 청량하면서도, 부드럽고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

찬우물막걸리

강화 지역에서 유명한 약수인 ‘찬우물’을 사용한다. 지하 303m에서 끌어올린 암반수를 술 재료로 사용하고, 발효제로 누룩 대신 유산균을 사용한다. 청량감이 있고 뒤끝이 깨끗하다.

송도

‘월향’의 쌀막걸리는 ‘송도’라는 이름을 달았다. 송도 매장 내 소규모 양조장에서 직접 만든 수제 막걸리로, 달달한 맛으로 여성들에게 특히 인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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