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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인천 / 시청 속 시민 이야기

‘시민’을 위한,
시청 ‘시민’들

300만 인천 시민의 행복을 위해 땀 흘리는 인천시.
그 공간에서 일하고 있는 이들 역시 인천 시민이다.
각자의 공간에서 저마다의 역할을 담당하는 시청 속 시민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김윤경 본지 편집위원 | 사진 최준근 자유사진가

청사 방호를 넘어
민원 서비스까지

시청을 방문하면 가장 먼저 마주치는 사람, 바로 청원경찰이다. 청원경찰은 기본적으로 청사 방호의 임무를 갖고 있지만, 주차장 관리부터 민원인 응대까지 다양한 업무로 하루 24시간이 모자랄 정도로 바쁘다. “안녕하세요?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따뜻한 인상의 이영철(60·석남1동) 청경대장은 청원경찰 27년차 베테랑이다. 시청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일들을 가장 먼저 파악하고 처리해야 하기 때문에 항상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 “시청은 출입구도 많고, 공간이 개방되어 있어요. 더군다나 행사도 많고, 드나드는 사람도 많아서 항상 긴장하게 됩니다.” 인터뷰 도중에도 착용하고 있는 이어폰에서 무전이 끊이지 않는다. 근무 내내 착용하는 이어폰 탓에 한쪽 귀에 난청이 생겼다는 이영철 대장. 시청의 첫 이미지라는 자부심으로 늘 친절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간혹 집회나 시위 중에 과격한 행동을 하는 시민을 보면 안타깝고 속상하다. “그래도 저희가 시청의 얼굴 아닙니까? 언제든 누구든 찾아주시면 최선을 다해 친절히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파란 하늘 아래 환하게 웃는 그의 모습이 유난히 듬직하다.

반짝반짝
청사를 빛내는 손길

“청소는 허드렛일이 아니에요. 청소를 통해 시청을 찾는 시민에게 감동을 줄 수 있고, 시청의 이미지를 높일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이 일에 대한 자부심을 갖고 일합니다.” 시청사 청소를 총괄하는 구자숙(62·주안4동) 청소반장의 출근 시간은 새벽 5시. 시청사 담당 10년째인 구 반장은 이른 시간부터 시청 중앙홀 바닥을 기계로 닦고 관리하는 일로 하루를 연다. “저희는 다른 사람들이 출근하기 전에 어느 정도 일을 마무리해야 하기 때문에 출근 시간이 빠릅니다. 오전 6시까지 출근해야 하지만 청소 담당하시는 분들이 워낙 부지런해 대부분 5시 30분이면 출근해요.” 현재 시청에서 청소를 담당하는 인력은 모두 25명. 시민들이 시청사를 찾기 전에 더 빨리, 더 깨끗하게 청소하기 위해 이들은 누구보다도 아침을 일찍 시작한다. 즐겁게 일할 수 있고, 내 손을 거쳐 깨끗해지는 환경을 보면 보람 있다는 구 반장은 고맙다고 인사를 건네는 직원이나 시민을 보면 하루 종일 기분이 좋다. “바라는 거요? 건강이 허락하는 데까지 일을 하는 거죠. 사람들 만나면 시청에서 일한다고 자랑해요. 내 손으로 오래된 청사가 반짝반짝 빛나는 걸 보면 기분이 좋아집니다.”

‘시민’을 위해 일하는 시청 ‘시민’들.
각자의 공간에서
마음을 다해 오늘을 보낸다.

도심 한복판에서
초록 숲을 가꾸다

1985년 완공된 인천 시청사 주변엔 아름드리나무가 많다. 청사가 지어질 무렵 조성된 나무들은 지나온 세월만큼 무성하게 자라 숲길을 이룬 다. 특히, 인천시의회 옆으로 길게 난 산책로는 봄에는 벚꽃이 흩날리는 낭만적인 곳으로, 여름에는 매미 소리 가득한 정감 있는 곳으로, 가을에는 알록달록 단풍이 수려한 곳으로 계절마다 시청을 찾는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소중한 길이다. 그런데 이런 멋진 나무들은 대체 누가 관리하는 걸까? 청사의 조경을 담당하는 이재형(49·관교동) 씨는 하루 종일 나무들과 함께 생활한다. “시청에는 작은 관목류까지 합해서 13만여 그루의 나무들이 있어요. 제가 하는 일은 이런 나무들을 관리하는 겁니다.” 마음에 드는 공간이 있냐고 물었더니, 산책로를 제일로 꼽는다. “산책로는 수목 선정이 잘되어 있어서 경치가 정말 좋죠. 최근에 광장을 만들면서 정문 쪽 큰 나무 몇 그루가 사라졌는데 마음이 아팠습니다. 앞으로 시청 광장을 시민을 위해 새롭게 단장한다고 하니 많이 놀러 오시고 산책로를 걸으며 풍경도 감상하셨으면 좋겠어요.” 나무가 좋아 이 일을 시작하게 됐다는 그의 모습이 묵묵히 한자리를 지키는 나무와 닮아 있었다.

커피 한잔에
행복과 감사함을 담아

2016년 9월 26일 시청 1층 로비에 작은 카페가 문을 열었다. 한국장애인개발원의 중증 장애인 채용 카페 ‘I got everything(아이갓에브리씽)’. 휑했던 로비에 그윽한 커피 향이 풍긴다. 곳곳에 마련된 크고 작은 휴식 공간에 따뜻한 커피를 들고 민원인들이 잠시나마 여유로움을 갖는다. 이상원(32·송현동) 씨는 아이갓에브리씽의 바리스타다. 동구 정신보건센터를 통해 장애인 작업장에서 카페 일을 하게 됐고, 바리스타 자격증을 따면서 본격적으로 일을 하게 됐다. 이 씨가 자신 있는 커피는 아메리카노. 가장 저렴한 메뉴이지만 한 잔 내릴 때마다 찌꺼기를 깨끗하게 닦아내는 등 허투루 내놓는 법이 없다. 지금의 일에 만족하느냐는 질문에 “100%”라고 답한다. “이곳은 다른 카페에 비해 특별해요. 장애인에게 취업 기회를 주기 위해 만들어진 곳이니까요. 이런 곳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점심시간에 한꺼번에 손님이 몰려서 힘들기도 하지만, 일할 수 있는 지금이 가장 행복하다는 그는 시민들이 시청을 찾을 때 카페도 꼭 한번 들러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인다.

밥심을 책임지는
엄마 마음으로

앞치마를 두른 채 야채를 다듬고 파를 썰고… 손놀림이 분주하다. 오늘의 메뉴는 김칫국을 비롯해 삼치된장구이, 마늘종무침, 탕수육. 시간이 지날수록 만드는 이들의 손길이 더욱 바빠진다. 영양사를 포함한 11명의 조리사는 인천 시청 직원들의 점심식사를 책임지고 있다. 19년을 한결같이 시청에서 음식 만드는 일을 해온 조수현(56·만수동) 조리사가 가장 자신 있는 메뉴는 ‘국’이다. “엄마 마음이죠. 내 자식 먹인다는 마음으로… 그러고 보니 조리일 하면서 저희 애들도 다 키웠네요.” 바람이 있다면 직원들이 음식을 남기지 않을 만큼만 가져가는 것과 조리실 환경이 조금 더 나아졌으면 하는 거란다. “오래된 건물이라 주방 구조가 불편하고, 조리실 내에 냉방 시설이 없어서 여름에는 힘들어요. 다행히 올해 주방 리모델링이 진행된다고 해서 기대됩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시민들도 청사 식당을 많이 이용했다. 골목 상권 활성화를 위해 지금은 외부인 이용을 자제해 시민들을 직접 만나진 못하지만 시청에 근무하는 사람들도 시민 아니냐며 “오늘도 시민들의 밥심을 위해 엄마 마음으로 밥을 짓는다.”라고 환하게 웃는다.

막막함을 척척 풀어주는
해결사

“반갑습니다. ○○○입니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시청 콜센터 ‘032-120’을 누르면 듣게 되는 상냥한 목소리. 바로 미추홀 콜센터 직원들이다. 상담사들은 하루 수십 명, 많게는 100명도 넘는 ‘불특정 다수’와 마주한다. 어떤 상황에서도 친절함을 유지하는 일만으로도 녹록지 않지만, 고객 응대 매뉴얼과 행정에 대한 상세 정보를 낱낱이 꿰고 있어야 하고 인천시의 얼굴 역할을 해야 하기 때문에 수준 높은 서비스 정신까지 요구된다. 또 순발력과 임기응변은 물론이고 얼굴 모르는 고객에 대한 공감 능력도 필수다.
“9,000여 개의 매뉴얼이 있습니다. 시정 전반에 대한 매뉴얼을 숙지하고 있지만 간혹 자연재해처럼 예상하지 못한 일이 발생했을 때는 ‘언제 해결된다’라는 명확한 답변을 드릴 수 없어 힘들죠.” 김경선(51) 센터장은 매월 실시하는 상담 만족도 조사에서 평균 97.6점이 정도 나올 정도로 상담사 모두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간혹 격앙된 목소리로 상담사를 비하하는 발언의 전화를 받으면 마음이 바닥으로 떨어지는 느낌이라고. 화장실 가는 거 외에는 하루 종일 상담 전화에 매달리고 있다는 콜센터 직원들. 내 일이 급하고 막막하더라도 이제 조금 더 여유를 가져보자. 다 같이 인천에서 살아가는 ‘인천 시민’이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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